좋은 KPI와 나쁜 KPI를 구분하는 방법

작성자 관리자 날짜 2026-06-25 16:47:12

Summary

KPI의 품질을 판단하는 기준은 생각보다 명확하지 않다. 측정 가능하고, 수치로 표현되며, 달성 여부를 확인할 수 있으면 좋은 KPI라고 여기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이 조건을 충족하는 KPI 중에도 조직의 성과에 아무런 기여를 하지 못하는 지표가 적지 않다.

McKinsey가 18개 기업을 분석한 결과, 조직이 정의하고 추적하는 KPI 중 실제 의사결정에 활용되는 비율은 29%에 불과했다. 나머지 71%는 측정되고 있지만 어떤 행동으로도 연결되지 않는다.

좋은 KPI와 나쁜 KPI의 차이는 형식이 아니라 기능에 있다. 그 지표가 조직의 방향을 가리키고, 의사결정을 촉진하며, 구성원의 행동을 올바른 방향으로 유도하는가가 판단의 기준이 되어야 한다.

 

 

필요성

KPI 설계는 많은 조직에서 목표 설정 시즌의 행정 절차로 다루어진다. 전년도 지표를 참고하여 수치를 조정하고, 부서별로 취합된 KPI를 경영진이 승인하는 방식이 반복된다.

이 과정에서 개별 KPI가 실제로 조직의 전략 방향과 얼마나 정합한지, 그 지표가 구성원의 행동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는 충분히 검토되지 않는다.

 

나쁜 KPI가 조직에 미치는 영향은 단순히 성과를 측정하지 못하는 수준에 그치지 않는다. 잘못 설계된 KPI는 구성원이 지표를 달성하기 위해 조직 전체의 성과와 무관하거나 심지어 반하는 행동을 유도한다.

경제학자 찰스 굿하트는 측정 지표가 목표가 되는 순간 좋은 측정 지표이기를 멈춘다는 것을 명확하게 이야기한다.

콜센터 상담원의 KPI를 '통화 처리 건수'로 설정하면 상담원은 통화를 빠르게 끊으려 하고 고객 문제가 실제로 해결되었는지는 관심 밖이 된다.

영업팀의 KPI를 '신규 계약 건수'로만 설정하면 수익성이 낮은 계약을 무리하게 체결하는 행동이 나타난다. 이런 경우 지표는 달성되지만 조직이 원하는 결과는 만들어지지 않는다.

McKinsey는 KPI 설계에서 지표를 전략적 가치 동인(Value Driver)과 연결하지 않는 것을 핵심 실패 원인으로 지목한다.

기능별로 최적화된 지표들의 집합이 아니라, 조직의 핵심 성과 동인에서 역방향으로 도출된 지표 체계가 실질적인 의사결정 도구가 된다는 것이다.

KPI의 품질을 높이는 것이 HR의 과제인 이유가 여기에 있다. 구성원이 무엇을 위해 일하는지를 결정하는 것이 KPI이고, 그 설계의 책임은 HR이 전략 부서와 함께 가져가야 한다.

 

 

기업에서 흔히 하는 실수

가장 흔한 실수는 SMART 기준을 충족하면 좋은 KPI라고 판단하는 것이다.

Specific, Measurable, Achievable, Relevant, Time-bound라는 SMART 기준은 KPI 설계의 최소 조건이지 충분 조건이 아니다.

SMART 기준을 완벽하게 충족하는 KPI가 조직의 전략 방향과 전혀 무관하거나, 구성원의 행동을 잘못된 방향으로 유도하는 경우는 얼마든지 있다.

형식적 요건을 갖추었다고 해서 그 지표가 조직에 유익한 것은 아니다.

 

두 번째 실수는 KPI를 설계할 때 그 지표가 유발할 수 있는 부작용을 검토하지 않는 것이다. 모든 KPI는 구성원의 행동을 특정 방향으로 유도한다. 문제는 그 유도가 의도한 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때다.

KPI 설계 단계에서 '이 지표가 달성되었을 때 구성원이 어떤 방식으로 그것을 달성했을 가능성이 있는가'를 미리 검토하지 않으면 지표는 달성되지만 조직은 원하는 결과를 얻지 못하는 상황이 반복된다.

 

 

실무 적용 포인트

① 좋은 KPI의 판단 기준을 형식이 아닌 기능으로 설정하라

좋은 KPI를 판단하는 기준은 네 가지로 정리할 수 있다.

첫째, 전략적 연결성이다. 이 지표가 개선되면 조직의 전략적 목표 달성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가.

둘째, 행동 유도성이다. 이 지표는 구성원이 올바른 방향으로 행동하도록 유도하는가.

셋째, 의사결정 가능성이다. 이 지표가 악화되었을 때 조직이 취할 수 있는 구체적인 행동이 있는가.

넷째, 조작 저항성이다. 이 지표는 실제 성과 개선 없이 수치만 좋아 보이게 만들기 어려운가.

이 네 가지 기준을 모두 충족하지 못하는 KPI는 형식적으로 아무리 정교해도 나쁜 KPI일 가능성이 높다.

 

② North Star Metric을 중심으로 KPI 체계를 설계하라

McKinsey는 조직이 하나의 핵심 지표, 즉 North Star Metric을 중심으로 KPI 체계를 구성할 것을 권고한다.

North Star Metric은 조직의 전략적 방향을 가장 직접적으로 표현하는 단일 지표로, 모든 하위 KPI가 이 지표의 달성에 기여하는 방향으로 설계되어야 한다.

예컨대 고객 경험을 핵심 전략으로 삼는 조직이라면 고객 만족도 점수가 North Star Metric이 되고, 응대 시간, 재방문율, 문제 해결률 등의 하위 지표가 그것을 뒷받침하는 구조가 된다.

이 체계가 없으면 부서별 KPI는 각자의 논리로 최적화되고, 전사 성과와의 연결 고리가 끊어진다.

North Star Metric은 경영진이 일방적으로 설정하는 것이 아니라, 전략적 우선순위와 현장의 실행 가능성을 함께 검토하여 도출되어야 설득력을 갖는다.

 

③ KPI의 부작용을 사전에 시뮬레이션하라

KPI를 확정하기 전에 반드시 거쳐야 할 과정이 있다. 그 지표가 실제 현장에서 어떤 행동을 유발할 것인지를 미리 시뮬레이션하는 것이다.

유용한 방법은 "만약 구성원이 이 KPI만을 극대화하려 한다면 어떤 행동을 택할 것인가"를 현업 리더와 함께 검토하는 것이다.

제조업의 한 사례에서 생산팀 KPI를 '생산량'으로 단일 설정했을 때, 팀은 생산량을 높이기 위해 불량품을 다음 공정으로 넘기는 방식을 택했다. 품질 지표가 별도로 없었기 때문이다.

이후 '불량률'을 병행 지표로 추가하자 생산량과 품질이 동시에 관리되기 시작했다. KPI의 부작용은 설계 단계에서 충분히 예측 가능하다. 예측하지 않는 것이 문제다.

 

④ 결과 지표와 과정 지표를 쌍으로 설계하라

나쁜 KPI의 가장 전형적인 형태는 결과 지표만 존재하고 과정 지표가 없는 구조다. 결과 지표는 무엇이 달성되어야 하는가를 보여주지만, 어떻게 달성되어야 하는가는 보여주지 않는다.

영업팀의 KPI가 '매출액'만으로 구성되어 있다면, 단기 할인을 남발하거나 수익성 낮은 계약을 무리하게 체결하는 방식으로 목표를 달성해도 KPI상으로는 문제가 없다.

이를 방지하려면 결과 지표와 그 결과를 올바른 방식으로 달성하도록 유도하는 과정 지표를 쌍으로 설계해야 한다. '매출액'에는 '계약당 평균 수익률'을 과정 지표로 병행하는 방식이 그 예다.

단, 과정 지표가 지나치게 많아지면 결과보다 과정을 관리하는 조직이 되므로, 결과 지표 하나에 과정 지표 하나를 원칙으로 하는 것이 적절하다.

 

 

맺음말

좋은 KPI와 나쁜 KPI의 차이는 수치의 정교함이나 형식적 요건에 있지 않다. 그 지표가 구성원을 올바른 방향으로 움직이게 하는가, 의사결정을 촉진하는가, 조직의 전략적 목표와 연결되어 있는가에 있다.

굿하트의 법칙이 경고하듯, 지표는 목표가 되는 순간 본래의 기능을 잃는다. KPI는 조직이 구성원에게 보내는 가장 강력한 신호다.

잘 설계된 KPI 하나가 수십 개의 나쁜 KPI보다 조직의 성과에 더 크게 기여한다. HR이 KPI 설계에 전략적 관점으로 개입한다는 것은 지표의 수를 관리하는 것이 아니라 지표의 질을 책임지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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